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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봉하마을에 가다.. 그리운 노무현 대통령놀멍 걸으멍/우리나라(+제주도) 2013. 5. 2. 15:47
석가탄신일인 휴일을 맞아 결혼 후 처음으로 부산 처갓집에 다녀왔습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와이프와 함께 창원에 있는 할아버님댁에 다녀오는 길에
장인어른께서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봉하마을 가봤나? 우리 거기 한번 가보자!"
솔직히 놀랬습니다.
안그래도 5월 23일이 노무현대통령님의 3주기였는데, 서울에서 열리는 추모제도 가지 못해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 들던 차였습니다.
특히 아버님이 새누리당 지역색이 강한 부산분이시고, 다소 보수적인 면이 있기도 하여 솔직히 그동안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못했죠. 감히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저의 선입견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산이나 경상도 사람들에 대한..;;
그리고 차를 몰고 봉하마을로 가는 길에 아버님이 꺼내신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다른 대통령들은 국민 위에 제왕으로 군림하려고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러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밑에 있으려고 했다"
이 말은 다른 곳에서도 늘 듣던 이야기였는데, 이 말을 부산사투리로 들으니 더 짠~하더이다.
암튼 늘 존경하는 우리 장인어른의 운전에 몸을 실어 봉하마을로 향하는 길..
3주기 추모제의 잔재들이 남아있는 노란색의 물결이 보이니 드디어 봉하마을에 왔구나하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차들과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짜증이 나지 않는 이유.. 아직까지 노짱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느 누가 이렇게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았을까요. 한편으로는 참 행복한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봉하마을 입구에 있는 봉하마을 전경입니다.
생가부터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픈 부엉이바위까지 잘 설명이 되었습니다.
노짱님의 생가입니다.
최대한 노짱님의 기억을 되살려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생가앞에서 눈물이 터져버린 울 와이프를 달래느라 혼났네요;;
노짱님의 생가와 늘 국민들과 마주하며 이야기를 하던 기념품판매소 옆을 지나면
(솔직히 그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웃는 사진을 보니
도저히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봉하마을의 상징이 되어버린 노란색 바람개비의 물결이 나타납니다.
만화가 강풀님이 바람이 불면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 마음이 울쩍해진다하였죠.
이 날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 힘차게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보니
노짱님이 여기 있는가보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란물결의 바람개비를 뒤로하고 부엉이바위로 올라가봅니다.
근데 여기서 정말 놀랬습니다. 그리고 아팠습니다.
뉴스로만 들었지 부엉이바위에서
이렇게 봉하마을이 잘 보이는지 몰랐습니다.
자신의 고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과 상처 그리고 아픔이 있었길래
그리 빨리 가셨나라는 생각에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돌아왔습니다.
부엉이바위 앞으로는 현재 출입금지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는 몇송이의 국화와 함께..
노짱님이 즐겨 피시던 클라우드9 담배가 군데군데 끼워져 있습니다.
소박한 서민들의 사랑이 아닐까 싶네요.
부엉이바위에서 내려오는길..
옆으로 뉘어진 마애불입니다.
고려시대의 조각으로 아직까지 잘 보존이 되고 있습니다.
밑에서 올려다본 부엉이 바위입니다.
그리고 노짱님의 너럭바위로 가는 길..
그 길에는 국민들의 사랑이 한자 한자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통 대통령 묘지 앞 박석에는 유명한 사람들..
즉 이전 대통령이나 유시민대표, 문재인대표, 한명숙대표 등의
글씨가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나중에 보시면 알겠지만..
이휘호여사님의 글씨 등 유명인사의 글은
뒷쪽 중간에 위치해있습니다.
너럭바위 바로 앞의 박석에도 모두 일반 국민들의 글입니다.
의도를 했건 그렇지 않건간에 참 아름답습니다.
헌화를 하는 곳입니다.
몇몇의 아이들이 장난스래 헌화를 해봅니다.
그 아이들이 컸을 때, 과연 노짱님에 대한 역사의 평가가 어떻게 될까요.
아마 남아있는 국민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장례식에서 너무나 서럽게 울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모습이 생각나 마음이 울컥해집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 참 못난 사람의 눈빛도 함께 말이죠.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너럭바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눈물을 흘리는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련한 노짱의 기억을 되살리는 그곳에서..
평안히 잠 드시길 바래보며 묵념을 하고 왔습니다.
노짱님을 뵈러가기전 마음을 닦는 못입니다.
제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가건물로 지어진 추모관입니다.
어서빨리 정식적인 추모관이 생기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웃는 아이의 모습과 노짱님의 모습입니다.
생전에 제일 멋있던 모습이 손녀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네요.
환하게 웃는 노짱님의 모습~!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모습의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누구도 뭐라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그 상황에서
누군가가 손을 들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그 모습!!
아마 제가 닮고 싶은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국민 개개인의 평가에 따라 달라지겠죠.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한 정책들도 많고 잘못한 점도 많죠.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이렇게 대통령이라는 존재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한 분이 누굴까 생각을 해봅니다.
국민들 앞에서 무릅을 꿇고 막걸리를 따를 수 있는 분
강대국인 미국과 일본 앞에 고개를 조아리지 않았던 분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역감정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그만할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라는 두 지역에서의 갈등이
이제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서로 이해를 하고 용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좁은 땅덩이에서 서로 욕을 하고 비난을 하며 살기에는
우리 나라는 너무 좁습니다.
그리고 아플만큼 아픈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봉하마을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얼마나 이해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은..
예전에 국민에게 사랑받던 이런 대통령이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마 그게 산 교육이 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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