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한 장으로 보는 대만 화롄 & 타이페이 여행
    놀멍 걸으멍/2015 대만(+화롄) 2019. 2. 3. 13:55

    4년전 여행이다. 


    기억이나 날까 싶지만 자유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몇 년이 지나도 여행의 기억을 하나하나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세세한 기억은 사라져 검색의 힘을 빌려야 하지만. 


    대만은 언젠가 가보겠지만 당장은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그러다 순덕어멈(함께 사는 사람)의 지인이 '대만은 가면 갈수록 좋다. 일년에 몇 번이고 가도 좋다'라는 말을 듣고 생각을 바꿔 여행을 간 곳이다. 


    2017년에 처댁의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와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곳이다. 


    대만에 다시 간다면 중부의 타이중, 남부 가오슝, 최근(2019년) 뜨고 있는 루강을 가보려 한다. 


    암튼. 한 장으로 보는 여행이라 스크롤의 압박이 세다. 알아서 보시라. 


    여행을 갔던 타이페이 그리고 화롄은 2013년에 방영된 꽃보다 할배로 유명해진 곳이다. 


    꽃보다 할배, 애증의 프로그램이다. 


    여행 프로그램이라 참 좋아하지만 방송 후 여행지를 한국화시켜버리는 것으로도 유명하기에(라오스를 보라)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가 방송되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내가 여행을 간 2015년에는 대만의 지진활동이 잦았던 때로, 실제 여행을 가기 바로 일주일 전 화롄에 꽤 큰 규모의 지진이 있었다. 


    당장 취소를 할 수 없어 가서 상황을 보고 포기하자라는 마음을 먹고 출발했다. 다행히 지진은 없었다. 


    타오위안 공항에 내려 화롄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타이페이 중앙역에 갔다. 


    기차표는 한국에서 미리 예매를 했고 중앙역에서 티켓으로 교환만 하면 되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다 덮쳐오는 뜨거운 습기에 남국에 도착을 했다는 것을 느낀다. 


    그 열기를 식히려 망고주스를 마셨다. 대만. 망고 중에서 가장 맛있다는 애플망고의 산지아닌가. 


    망고주스 맛있다. 



    망고주스를 마시고 기차를 타기 전 도시락 판매점에 들렸다.


    일본 만화 중 '에키벤 철도 도시락 여행'이라는 만화책이 있다. 한국에서도 꽤 유명한 이 만화 내용 중 유일하게 대만의 도시락판매점이 나온다. 


    바로 타이페이 중앙역의 팔각도시락. 


    팔각형의 도시락으로 안에는 쌀밥과 큼지막한 갈비가 들어있다. 


    타이페이에서 화롄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리고 기차에서 밥을 먹을 수 있기에 이 도시락을 사가면 좋다. 


    기차 안에서 먹을 때가 되면 식어서 조금 느끼하지만 맛은 괜찮다. 2017년 대만 여행 시 진과스에서 먹었던 광부도시락과 맛이 비슷하다. 



    도시락을 사고 기차를 탄다. 한국의 신형 새마을호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깨끗하고 조용했다.



    3시간을 달려 화롄에 도착했다. 화롄의 첫 모습은 기차역에 늘어져 있는 개들과 개들을 쫒지 않는 역사 직원들. 


    음. 좋은 곳이다. 


    그 나라의 국민성은 동물과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난다고 하지 않나. 화롄 좋은 곳이다.



    화롄역에서 예약한 숙소까진 걸어서 10분. 



    화롄 공공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The Fantasy Apartment다. 




    아파트형 호텔로 깔끔한 곳이다. 취사는 할 수 없으며 조식도 없기에 아침식사는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체크인과 함께 다음 날 타이루거 협곡투어를 할 택시를 예약하고 화롄 야시장으로 향했다. 


    야시장까지는 걸어서 약 30분. 동네를 구경하며 야시장에 도착했다.



    대만의 첫 야시장이다. 


    타이페이 야시장에 비하면 1/30정도 될까. 작은 규모의 야시장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고기를 굽는 오묘한 소스 냄새에 이끌러 들어간 식당에서 간단한 한국말을 하는 친절한 대만사람의 도움을 받아 주문을 한 돼지고기 스테이크다. 후추의 향이 강하긴 하지만 맛있다.



    야시장을 구경하며 길거리 음식도 먹고.



    애플망고의 나라에 왔으니 망고도 실컷 먹는다. 한국은 왜이렇게 비싼걸까. 심지어 한국보다 유럽이 훨씬 싸다.



    대만 맥주와 망고로 첫 날의 밤을 보내고. 구아바도 먹었지마 못 먹겠더라. 맛이 내 입맛은 아니었다. 


    아침식사로 근처 일본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먹고 공공도서관 산책을 한다.  



    이른 아침에도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 중국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이 있어 다가갔더니 조각이다. 사람크기의 조각으로 실제 사람처럼 보여 놀랐다는.


    타이루거협곡 투어를 가기 전 기사님께 부탁해서 치싱탄 해변으로 갔다.



    여름을 지난 시기라 바닷가에 사람들이 없어 황량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의 파도소리를 듣기에는 좋은 시기다. 


    자갈들이 파도에 구르며 내는 소리가 듣기좋아 한참동안 바다 앞에 앉아있었다.



    산수화에 나올 법한 아름다운 자갈들도 구경하고(가져오면 안된다. 공항에서 걸리면 큰일날 뿐만 아니라 자연을 아끼자), 돌탑도 쌓아본다.




    치싱탄 해변에서 차로 30분 정도를 가면 타이루거 협곡이다. 


    이 날 안개가 껴서 걱정했는데 도착하니 안개가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나타났다. 


    타이루거의 시작은 샤카당 트레일.






    왕복 1시간정도 걸리는 트레킹 코스로 바위 사이로 걸으며 타이루거의 아름다운 시작을 볼 수 있다. 


    걷는 길은 잘되어 있지만 울퉁불퉁한 바위 사이라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샤카당 트레일을 끝내고 빨간 다리 밑 어느 절로 향한다.



    향내 가득한 동굴을 지나면 불상이 나오고 동굴 밖으로 빠져나오면 산등성이에 꽤 큰 절을 만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인 타이루거 협곡의 시작이다. 여기서부터는 헬멧을 써야 한다. 택시기사님이 헬멧을 가져다준다. 


    이 협곡에서 유명한 동물은 제비다. 예전에는 엄청난 수의 제비를 볼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그리 많지 않다.



    점점 산세가 험해지며 아름다운 경치가 보인다. 


    석회가 많이 포함된 물이라 색이 참 예쁘다. 타이루거 협곡 밑에는 시멘트 공장이 많다. 석회때문에 그런듯. 




    꽤 오랜시간 협곡을 걷고 웨왕팅(흔들다리)로 간다. 


    100여미터 길이의 흔들다리로 높이는 약 50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꽤 무섭다. 



    한 번에 8명 이상 올라가면 안된다고 한다.



    밑을 보니 아찔하다. 쫄보임에도 호기심은 많아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좌우로 많이 흔들리는 다리는 아니라 많이 무섭진 않다.



    오후 4시정도가 되면 타이루거 협곡 투어가 끝난다. 기차시간에 늦지 않게 화롄역에 도착해서 타이페이 근교의 루이팡역으로 갔다. 


    루이팡역에 도착해서 지우펀에 예약한 숙소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이때 대만에 대한 인상이 나빠져버렸다. 물론 그 택시기사의 문제로 일반화를 하면 안되겠지만. 암튼. 


    지우펀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골목이 정말 많고 복잡하다. 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구글맵으로 숙소를 찾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중국어로 써진 주소까지 보여줬건만 엉뚱한 곳에 내려주고 그냥 가버렸다. 그것도 짜증을 내면서. 


    높은 계단이 있는 그 복잡한 골목을 무거운 가방을 들고 한시간동안 헤메며 숙소를 찾는데 온갖 욕이 나오더라. 



    고생하며 도착한 숙소는 사진과 딴판. 사진에는 참 예쁜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실상은 가성비 최악의 고시원이었다. 이름은 Go-Walk Jiufen




    그렇게 오고싶어했던 지우펀이었건만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 


    그래도 어쩌겠나. 배는 고프고 구경은 해야겠으니 지우펀 골목골목을 돌아다닌다. 크리스마스 명동길같은 인파 속에서 향기로운 취두부 냄새를 맡으며.



    배가 고파서 들어간 숙소 근처 식당.



    대만의 일반적인 가격보다 확실히 비싼 곳이나 맛은 좋았다.




    맛있는 음식에 시원한 금메달 맥주를 한 잔 마시며 그나마 아름다운 지우펀의 야경을 보니 긴장이 풀린다. 하지만 다시 숙소로 돌아갔을 때 분노가.



    지우펀은 아침이 예쁘다. 



    청소부들의 새벽 청소가 끝난 사람이 없는 지우펀의 골목은 참 예쁘다.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특색있는 인테리어의 상점들과 풍경이 보인다.




    버스를 타고 루이팡역으로 내려왔다. 


    루이팡역에 가방을 맡기고 역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핑시선 기차를 탔다. 



    관광철도로 개발된 핑시선을 타고 마지막 종착지인 징통까지 간다. 핑시선 카드를 구입하면 당일에는 언제든 몇번이든 탈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징통에 내려 걸어서 핑시역을 거쳐 링자오까지 간 후 다시 핑시선을 타고 스펀에 내려 여행을 하고 다시 핑시선으로 타고 허우통을 거쳐 루이팡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정했다.



    조금 덥긴 했지만 참 좋은 날씨였다. 



    길거리에 걸려있는 수많은 이들의 소원들.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2015년의 소원이 이뤄졌길 바래본다. 



    시골 마을 정겨움이 잘 묻어나는 곳이다. 보존과 개발의 균형이 잘 맞던 곳. 



    등나무에도 소원들을 달아놨다.



    마치 제주의 올레길처럼 걷기 좋은 동네가 이어진다. 





    핑시의 벽화마을도 만나고.








    굉장히 특이했던 벽화. 그렇지 마약을 하면 안된다.





    풍등으로 유명한 스펀에 도착한다.



    우리 부부는 순덕이의 건강을 빈다. 함께 오래 살 수 있도록. 결혼을 하며 맞이했던 유기견 순덕이는 벌써 8살의 중년견이 되었다. 아직은 별탈없이 건강하다. 소원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멀리 잘 날아간다.



    배가 고파 스펀의 유명한 오징어튀김과 닭날개볶음밥을 사서 근처 기차역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다. 




    루이팡으로 돌아와 기차를 타고 타이페이로 갔다. 호텔 체크인으로 하고 처음 간 곳은 중정기념관.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했다.



    가볼만한 곳이다. 정원도 잘 가꿔져 있고 양 옆의 예술관도 웅장하다. 



    노약자는 양 옆 출구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중앙 계단은 총 89개로 장제스의 나이를 뜻한다.



    기념당 중앙에는 인자한 표정의 대만 국부 장제스 동상이 있다.



    1층에는 장제스의 옷이나 책, 가구, 자동차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운이 좋게도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었다.



    타이페이의 번화가 동먼과 융캉제로 갔다.



    수많은 식당과 상점이 있고 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길거리에는 프리스타일 공연이나 미술공연 등이 있었다.



    이 곳에 온 이유는 망고빙수. 참고로 타이페이 3대 망고 빙수를 다 먹어봤다. 지금은 한국에도 다 들어와있다.



    맛이 고소했던 총촤빙.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타이페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용산사. 지하철역에 내려 매캐한 향내를 따라가면 그 끝에서 용산사를 만날 수 있다. 




    대만인들의 마음을 잘 볼 수 있었던 곳. 불상 뿐만 아니라 관우 등의 다양한 신을 모시고 있던 곳이다.



    용산사를 나와 저녁을 먹으러 한국인에게 유명한 KiKi로 갔다. 이전에 포스팅 했으니 패스.



    타이페이의 밤을 보내고 아침산책으로 호텔 앞 단 공원으로 왔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호수에서는 일광욕을 하는 거북이들도 만날 수 있고 



    엄청난 수의 백로와 왜가리를 만날 수 있다.



    산책로에는 청설모(원래 청설모는 한국다람쥐인데 여기도 있더라. 다른 종일 수 있다)처럼 보이는 다람쥐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번 대만여행에서 쏠쏠한 재미였던 스템프찍기. 대부분의 유명한 지하철역에 비치되어 있다. 여행기념으로 좋다.



    다시 융캉제의 애정의 망고빙수를 먹고.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향했다.


    뒤로 보이는 산 속에 유물 보관소가 있고 몇개월에 한번씩 유물이 교체되는데 박물관의 유물을 다 보려면 몇 년이 걸린다고 하더라. 대단하다. 


    유명한 옥배추와 동파육을 자세히 보려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기했던 것은 상아로 만든 공과 올리브 씨앗에 조각한 배. 사람의 솜씨에 감탄을 할 수 있는 곳이다. 


    3시간 정도는 잡고 가야 한다. 



    오후에는 온천을 하기 위해 신베이터우로 향했다.



    검색을 하지 않고 감으로 들어간 식당에서 꽤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우리가 선택한 온천은 가족탕이 있는 Sweetme hotspring resort였다. 




    바로 옆에 꽃할배에서 간 대중 온천이 있었지만 부부가 오롯이 온천을 즐기고 싶어 선택한 곳이다.



    가격은 한국 온천의 가족탕과 비슷. 잘 기억은 안나는데 2시간 이상을 있었던 것 같다. 


    아래와 같은 욕조에 뜨거운 온천수를 받아 목욕을 즐길 수 있고. 옆 나무 데크에서 잠시 쉴 수도 있다. 


    수건과 드라이기 등이 잘 준비되어 있었다.



    온천을 마치고 향한 지열곡. 유황냄새가 진해 머리가 아플지경. 옷에 유향냄새가 배어 한동안 쿰쿰한 냄새를 맡아야 했다.




    저녁이 되어 들렸던 야시장. 이때 단수이를 갈까 야시장을 갈까 고민했었다. 단수이를 갔었어야 했는데. 


    2017년 타이페이를 다시 들렸을 때도 단수이를 못갔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걸륜을 싫어해서 벌을 받나보다. 



    수많은 상점 중 내 발길을 잡은 곳은 이때만 해도 핫했던 마이크로 미니블럭. 돈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야시장을 구경하다 지하 식당가에서 밥도 먹고. 스테이크 참 맛있다.






    타이페이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101타워를 남겨뒀다.




    심장이 조금 쪼그라드는 무서운(?) 속도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아름다운 타이페이 시내 야경을 볼 수 있다.



    야경만큼 신기했던 건 호객행위가 엄청났던 옥장식품을 파는 곳으로, 엄청난 가격의 엄청난 실력의 옥 조각품들을 볼 수 있었다. 


    101타워를 마지막으로 2015년의 타이페이 여행이 끝났다.


    당분간 그동안 적지 못했던 여행기가 이어지지 싶다. 


    여행을 끝내고 뭔가 정리를 할 틈도 없이 일상생활에 찌들어갔었다. 


    여행의 기억은 있는데 정리가 없어 계속 아쉽던 차에 최근 시간이 좀 남아 이렇게 여행을 정리할 수 있어 많은 노력이 들어갔던 내 여행들에 미안함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올해는 카메라도 좀 사고 정리도 좀 제대로 하고, 글쓰는 연습도 좀 해야겠다. 그럼 이만. 

Designed by H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