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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장으로 읽는 후쿠오카 & 벳푸 여행
    놀멍 걸으멍/2016 후쿠오카 2019. 2. 20. 16:01

    찜찜한 마음으로 글을 쓴다. 


    이렇게라도 마무리하려는 간절함이다. 


    심지어 사진도 없다. 부모님을 모시고 간 첫 해외여행이라 정말 정신이 없었다. 


    달랑 이 사진 하나만 남았다. 




    그저 일정과 느낌만 떠올려 적어보려 한다. 



    짧은 일정이다. 2박 3일. 


    인천공항에서 후쿠오카공항으로 이동. 


    후쿠오카 공항 2층 식당가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물론 공항밥은 맛이 없다. 


    벳푸까지 버스로 2시간 가량이 걸리기에 뭐라도 먹어야 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벳푸로 간다. 


    버스 안에 화장실도 있어 휴게소를 들리지 않고 바로 벳푸로 간다. 좀 아쉽다. 일본 휴게소를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벳푸 버스정류장에서 숙소인 노가미 혼칸은 그리 멀지 않다. 


    지금 생각해도 위치와 시설을 봤을 때 가성비가 좋다. 



    노가미 혼칸의 가족탕을 즐기고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토요츠네 본점으로 꽤 인기있는 식당이다. 우리 일행도 10여분 대기했었다. 


    일본 우동과 튀김, 덮밥, 초밥 다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벳푸 유메타운 쇼핑센터와 벳푸 시장을 구경하고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다 숙소에서 먹다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온천을 하고 조식을 먹었다. 일본 가정식 조식으로 먹을만 했다. 


    벳푸에서 유노하나 유황재배지를 구경하고 근처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 


    바로 오카모토야 지옥찜푸딩과 라무네(일본 사이다)



    지금 생각으론, 유노하나보다 차라리 지옥온천을 갈 껄 그랬다. 시간이 애매해서 이곳을 선택했는데 솔직히 실망. 


    입욕제 쇼핑은 괜찮았다. 


    후쿠오카로 가기 전 벳푸의 40년 된 카페 나츠메에 가려 했지만 문을 닫아 어쩔 수 없이 스타벅스. 


    이상하게 본가든 처댁이든 부모님과 일본여행을 가면 카페가 문을 닫거나 시간을 놓쳐 가보질 못하고 있다. 





    벳푸에서 다시 후쿠오카로. 


    숙소는 임페리얼 팰리스 시티호텔로 전형적인 일본식 호텔이다. 작다는 뜻이다. 



    체크인을 하고 근처 돈키호테 나카스점에서 쇼핑을 하고. 돈키호테를 처음 가본 부모님이 좋아하시더라는. 


    하카타 시장을 통해 캐널시티를 구경하다 라멘스타디움에서 2016 우승을 한 라멘집에서 식사. 




    시내 구경을 하다 저녁이 되서 나카스 야타이. 즉 포장마차 거리에 가서 4명이서 약 7만원 가량을 먹었으나 양이 너무 적었다. 




    전에도 포스팅 했지만 바가지를 쓴 듯. 뭐 어쩌겠는가. 


    후쿠오카 시내를 돌아다니다 예전 일본에 자주 왔던 아버지의 추억(?)으로 간 곳은 다름아닌 빠징꼬. 


    아버지 소싯적 일본에 왔을 때 심심할 때 빠징꼬를 했었단다. 그 추억으로 자신만만하게 들어갔으나 


    아버지는 30여분만에 5만원 이상을 잃고(아마 더 잃었지 싶다) 패배를 인정했다. 


    참고로 아들인 내 직업은 도박중독 상담사이다. 하하. 


    나카스 포장마차의 음식양으로 만족못하는 대식가인 어머니의 배고픔을 달래고자 호텔 근처 초밥집으로 향했다.


    하카타 물고기 이자카야로, 체인점이다. 


    맛과 가격은 평범. 한국의 꽤 괜찮은 초밥집 정도는 한다. 


    다만 담배냄새가. 뭐 일본 식당 어딜가든 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으니.  




    마지막 날은 별게 없었지 싶다. 조식을 먹고 잠시 쉬다 공항으로 갔었지싶다. 


    나름 바쁘게 돌아다닌다고 했지만 2박 3일이 짧기는 짧다. 하루정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껄이라는 생각을 한다. 


    때 유후인은 숙박이 매진이라 갈 수 없어 더 아쉽긴 했다. 


    만약 누군가 부모님과 함께 한다면. 벳푸보다는 유후인으로 가서, 유후인 2박 3일, 후쿠오카 시내 1박 2일정도 잡으면 적당하지 싶다. 




    이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다.


    나카스 포장마차 거리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시내로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제주도 작은 식당에서 매일 일만하다 갑자기 여행을 와 일본에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이 때 아버지는 분명 웃고 있었다. 



    보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와 함께 할 시간이 갑자기 줄어든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기억들이 줄어드는 거다. 


    나처럼 섬에서 뭍(?)으로 유학을 온 사람의 특이 케이스가 아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생애 주기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부모가 늙어감을 느낄 때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 


    이 시간과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같이 공유하고 추억할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 가는 거. 행복한 일이 분명하다. 


    더구나 여행이지 않는가. 


    물론 여행을 가서 싸우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신경을 쓰다 지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그 기억은 서로 공유되며 커지고 거리를 좀 더 가까워져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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