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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장으로 보는 바르셀로나 여행 part 1.
    놀멍 걸으멍/2018 스페인 2019. 2. 12. 21:23

    바르셀로나다. 


    가우디의. 가우디에 의한. 가우디를 위한 바로 그 도시. 바르셀로나. 


    이번 여행의 목적이자, 종착지다. 



    가우디를 제외한 바르셀로나 여행과 가우디의 바르셀로나 여행을 나눠서 써보려 했지만 


    모짜르트를 빼고 잘츠부르크를 말할 수 없듯 가우디를 빼고 바르셀로나를 말하기 어려워 


    part 1에도 가우디가 살짝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암튼. 



    2018 스페인 여행의 마지막 도시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스페인 전역을 돌아본 것처럼 썼지만 꼴랑 4개 도시만 다녀왔다. 하하. 



    면세점에 흑돼지 뒷다리가 매달려 있는 괴랄한 모습의 바르셀로나 공항을 뒤로하고 공항버스를 타고 종점 카탈루냐광장으로 향했다. 


    숙소는 카탈루냐 광장 '엘 꼬르떼 잉글레스' 백화점 옆 Room Mate Pau Hotel이다. 


    스페인 호텔 체인인 Room Mate 계열로 가성비가 좋은 호텔이다. 


    시설은 so so했으나 깔끔하고 깨끗해 불편함은 없었다.  


    바르셀로나 여행은 카탈루냐광장을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호텔 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다만 밤에는 노숙자와 술에 취한 사람이 많아 돌아다니기 좀 무서웠다. 


    남자가 뭐가 그리 무섭냐하겠지만. 맞다 나 쫄보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호텔 옆 Via Laietana 거리를 걸으며 보른 & 고딕지구로 향했다. 


    바르셀로나에 왔던 사람들은 람블라스 거리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개선문을 지나 바다까지 이어지는 Via Laietana 거리가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일단 람블라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 


    거리를 걷다 고딕양식의 건물 사이로 아름다운 바르셀로나 대성당이 보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같은 고딕 양식인 세비야 대성당과 흡사해보임에도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갑자기 모습을 보이니 놀랬다는. 


    가뜩이나 맞은 편에는 대성당 못지 않게 아름다운 카탈루냐 음악당이 거리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어 이 순간만큼은 가우디가 사라졌다. 



    대성당에 홀리듯 걸어들어가 중세의 분위기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고딕지구의 골목 골목을 눈에 담았다.  




    고딕지구를 지나 보른지구의 산타마리라 델 마르 성당으로 향했다. 


    어느 블로거가 이런 말을 했다. 자기에게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보다 보른지구였다고. 그래서 궁금했고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뭔가 어둡다. 사람도 별로 없다. 구글맵을 계속 확인하는데 보른지구 초입이 맞다. 



    왜일까. 이날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다. 


    누가봐도 짝퉁인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기념품(공식이 아닌)을 파는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 


    그저 셔터의 그림밖에 볼 수 없었다. 물론 피카소 미술관을 포함한 박물관 등도 전부 휴관. 



    그나마 사람들이 모여 있는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 앞에서 순덕어멈과 크레페를 나눠먹고, 인적 없는 보른 거리를 산책하듯 걸었다.  



    다시 고딕지구로. 고딕지구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곳도 한국 못지않게 보헤미안 랩소디의 Queen이 다녀갔나보다. 


    누군가 길거리에서 에오~라고 외치면 다른 누군가 소리를 받아주다 또 다른 누군가가 all right이라며 맞장구를 쳐주며 웃는다.  


    고딕지구 중앙의 산 하우메 광장


    거인의 크리스마스 식탁이 테마인 듯 보이는 커다란 식탁과 거대한 의자,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고 있었다.



    대성당으로 갔다. 무료입장 시간이라 대성당을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화려한 광장과 달리 대성당 안은 어두웠다. 역시 고딕인가. 




    성당을 보고 나오자 배가 고팠다. 그런데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았다. 검색을 시작하자. 


    호텔 근처에 한국인 입맛에 맞는 짜지 않은 빠에야 맛집이 있다고 해 찾아갔다.


    La Cuina de Laietana





    우리처럼 식당을 못 찾았는지 중국관광객들이 창문 앞을 기웃거리다 들어온다. 계속. 


    원래 있었던 양인들과 일본커플이 나가고 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손님이 중국인이었다.  


    점점 시끄러워진다. 


    솔직히 중국인만 잘 피해도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아닌가. 


    오늘만큼은 중국관광객도 용서할 수 있다. 


    향긋한 와인과 빠에야 그리고 스페인에서 먹었던 타파스 중 3위안에 드는 스페인식 고추튀김 뻬미엔또스 데 빠드론


    이정도면 꽤 괜찮은 크리스마스 저녁만찬이 아닐까. 




    바르셀로나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다음 날. 


    새벽 6시에 일어났다. 그것도 여행중에. 


    이유가 있다. 


    바로 구엘공원의 일출을 보기 위해. 


    가우디 투어에서 어짜피 올 곳이지만 구엘공원의 새벽이 그렇게 아름답단다. 


    게다가 새벽엔 무료다. 입장료보다 택시비가 싸다.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 구엘공원에 도착했을 땐 아직 새벽별이 보이는 어두컴컴한 7시였다. 


    하지만 우리부부보다 더 빨리 도착한 한국여행자들을 볼 수 있었다. 대단한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길다는 꾸불한 벤치가 있는 옥상에 올라와 일출 스팟에 자리를 잡고 일출을 기다렸다. 



    오. 아름답다. 


    평소 여행을 다닐 때 아침잠이 많아 일출은 잘 보지 않는다.  


    터키 카파도키아의 벌룬을 탔을 때나 봤을까. 


    구엘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르셀로나의 일출 볼만하다. 


    구름이 많아 빨간 해가 솟는 모습은 아니었으나 나름 아름다운 일출이었다.  



    새벽의 구엘공원이 좋은 점은 사람이 없어 마음껏 구경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성수기에 이 알록달록한 도마뱀(실은 그리스 신화의 퓨톤)을 찍으려면 줄을 얼마나 서야 하는지. 


    하지만 새벽의 구엘공원에서는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단! 12월 겨울의 새벽 구엘공원은 춥다. 상당히.  



    낮에 오면 사선의 벽을 배경으로 다들 사진을 찍으려고 난리다. 이게 뭐라고. 


    하지만 새벽에는 사람이 없다. 안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너무 없어서 조금 무서울 정도.



    기왕 온김에 구엘공원 후문으로 나가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산 정상에는 구엘공원의 슬픈 분양 대상자 중 한 명인 변호사의 집이 있다. 뭐 후손들은 조상덕을 보고 있지만. 


    반려견을 데리고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 무섭진 않다. 


    길가마다 뿌리를 내린 로즈마리의 향이 코끝을 간지른다. 오르막으로 몸이 데워져 찬 공기가 기분좋은 선선함으로 느껴진다. 


    깨끗한 공기다. 


    구엘공원 아침 산책을 마치고 다시 카탈루냐 광장으로 돌아왔다. 


    아침식사는 Viena. 


    나중에 포스팅을 하겠지만, 우리 부부, 오스트리아 비엔나 참 좋아한다. 


    누가 나에게 어디서 살고 싶냐?라고 묻는다면 고민도 안하고 대답할 수 있다. 바로 비엔나라고.  


    그런데 스페인에서도 비엔나를 좋아하게 될 줄이야. 


    스페인 음식을 팔던데 왜 비엔나일까. 


    마치 종로3가에 상하이라는 한정식집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한국 여행자에게도 유명한 이 카페 겸 식당은 최상급 이베리코 베요타 하몽이 들어간 샌드위치로 유명하다. 


    순덕어멈은 올 때마다 하몽 샌드위치를 주문했고, 나는 스페인의 아침문화(?)를 즐기려 커피와 크로와상을 간단히 먹고 햄버거(?)를 먹었다. 하하. 여기 햄버거 진짜 맛있다. 진짜다. 


    viena라는 간판을 달려면 당연 커피는 맛있었야 한다. 맛있다 커피.



    하몽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이 하몽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식당 앞 보도블럭에 새겨진 동판(?)을 촬영!


    바르셀로나에서 인증한 맛집(?) 혹은 전통있는 식당(?)이라는 뜻이란다. 


    식당 앞 보도블럭에 이런 표시가 있는 식당이면 뭐 믿고 먹어도 좋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침의 시작이 좋다.  


    바르셀로나 근교에 있는 콜로니아 구엘성당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영감을 이 성당에서 받았다고 했고(자기 건축물 아닌가;) 가우디 투어에도 빠져있어 꼭 가고 싶었다. 


    지하철에서 콜로니아 구엘행 표를 사려는데 매표직원 왈 오늘은 휴관일이란다. 26일이었다. 


    스페인의 12월 26일은 성 스테판 축일로 휴일이다. 


    포기. 27~28일은 다른 일정이 꽉 차 있어 가볼 수 없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성되는 2026년 이후 다시 바르셀로나에 온다면 그때 가보리라.  


    숙소로 돌아오는 길 에스파냐 광장에 들렸다. 


    에스파냐광장에는 투우장처럼 생긴 카탈루냐 바르셀로나 아레나가 있고, 360도 전망대가 있는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유료다. 



    호오. 생각보다 경치가 좋다.



    몬주익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안가려 했는데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옥상 전망대에 올라가면 몬주익 마법의 분수가 있는 카탈루냐 미술관이 한 눈에 보인다. 



    뒷 편에는 바르셀로나의 유명한 화가 호안 미로 공원이 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조각이 호안 미로의 '여자와 새'이다. 


    아무리 봐도 왜 여자와 새인지 이해불가. 현대미술은 어렵다. 



    카탈루냐 광장으로 돌아와 다시 향한 곳은 고딕지구.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바로 책 & 영화 '향수'의 배경. 


    산 펠립 네리 광장의 분수대. 


    자두를 팔 던 여인 '레이첼 허드 우드'의 향기에 취한 듯 따라가다 결국 '장바티스트 그르누이'가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바로 그 관능적인 장면의 촬영장소이다.  



    바로 이 분수대이다.


    <출처 : Daum 영화>



    작은 분수대가 있는 산 펠립 네리 광장은 영화 향수 촬영에 가려진 매우 슬픈 이야기를 가진 곳이다. 


    분수대 주위를 보면 벽에 움푹 패인 흔적이 많은데 스페인 내전의 폭격 흔적이다. 


    이 때 폭격을 피하던 선생님과 학생들 42명이 이 광장에서 죽었다고 한다. 


    폭격뿐만 아니라 반정부 인사들을 벽에 세워놓고 총살을 했던 슬픈 역사의 장소이다. 


    광장 옆 산 펠립 네리 성당은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건축하며 매일 기도를 하러 오던 성당으로 


    이 성당을 다녀가다 마차에 치여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벽에 패인 총알 흔적이 너무 선명해 흔적에 손을 대면 섬찟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스페인 내전을 좀 더 현실감 있게 느끼고 싶다면 길레르모 데 토로 감독의 영화 '판의 미로'를 추천한다. 



    영화&책 '향수'를 좋아하는 걸 아는 순덕어멈이 영화에 나온 장면에서 똑같이 사진을 찍어줬다. 하하. 좋다.


    <출처: Daum 영화>


    산 펠립네리 광장을 빠져나오면 또 다른 광장으로 이어진다.



    이 광장에 있는 건축가협회 건물 외벽에는 피카소의 유일한 벽화 '깃발의 프리즈'라는 작품이 있다.


    스페인의 유명한 축제 인간탑쌓기와 스페인 춤을 표현한 그림이라고 한다. 


    가우디와 피카소가 공존하는 바르셀로나


    정치적 성향이 워낙 다른 두 사람이라 서로를 싫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우디는 정치적 색깔이 없다고 봐야 하겠지만. 피카소의 시각에선 부르조아의 지원을 받는 가우디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카페를 찾다 레이알광장까지 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었다. 


    바르셀로나의 모든 여행자와 현지인이 람블라스 거리로 나온 듯 했다. 


    포스팅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내가 여행 한 12월 25일과 26일 IS에서 람블라스 거리 폭탄테러 위협을 했다고 한다. 한국 인터넷 뉴스에도 나올 정도. 


    정작 우리 부부는 뉴스를 못 봐 '람블라스 거리에 사람 참 많네. 근데 경찰도 참 많네. 총은 왜 들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는.  



    람블라스 거리를 따라 포트벨 항구로 향했다. 


    포트벨 항구의 쇼핑몰에는 FC바르셀로나 공식 기념품 샵이 있고, 그 곳은 연휴에도 오픈한다. 


    축구는 별로 관심이 없고. 소싯적 FC바르셀로나보다는 레알 마드리드를(라울의 추억), 레알 마드리드보다는 제라드의 리버풀을 좋아했던지라 구경삼아 갔었다. 



    수백마리의 갈매기에 발 디딜 틈 없이 꽉찬 사람들, 담배연기로 정신이 없었지만 하얀 요트들이 정박해있는 포트벨 항구는 아름다웠다. 


    항구 벤치에 앉아 햇살을 맞으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특별할 거 없는 그 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여행이란게 알다가도 모르는게, 유명한 장소나 특별한 시간보다 이렇게 툭 튀어나오는 일상적인 여행의 토막토막이 기억에 더 잘 남는다. 



    세비야에서는 콜럼버스 무덤을 봤는데 여기서는 기념탑이라니. 이 사람 참 피곤하게 산다.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바르셀로나에서는 높은 탑 위에서 온갖 바람과 갈매기 똥을 맞고 있으니. 


    그래도 이렇게 기억되고 사랑받는 공간이 자신을 위해 남아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지 않을까 싶다.


    FC바르셀로나 공식숍에선 뱃지와 선물만 샀다. 공식 경기복은 너무 비싸 엄두가 안난다는. 하긴 산다해도 입을 곳도 없다.  


    카탈루냐광장까지 올라와 예약된 시간에 맞춰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로 갔다. 


    내일 가우디 투어에서는 카사 바트요 외관만 보며 설명을 듣는 것이라 비싼 입장료를 들여 내부 관람을 하기로 했다.


    꽤 비쌌지만 좋은 선택이었다.



    카사 바트요에 대한 설명은 듣기 전이라. part 2에서 설명하고. 


    인터넷 예약으로 매표 줄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입장 후 한국어 오디오가이드를 받아 순서에 따라 설명을 들으며 관람. 실내를 돌아보는데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카사 바트요 실내는 마치 물 속에 들어와 물고기의 눈인 어안 렌즈로 세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조금 어지럽기도 했다. 


    살짝 가우디의 맛만 봤음에도 설명을 들으며 와~라는 탄성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공간과 가우디였다.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되는 창문의 모습. 어떻게 창문의 모양과 벽의 모양을 저렇게 맞춰놓을 수 있는지.



    문 손잡이 하나하나 가우디스럽지 않은 곳이 없었다.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를 보며 바르셀로나의 두번째 밤을 보냈다. 


    세번째 날. 아침식사는 역시 Viena. 비엔나의 크로와상은 사랑이다. 


    나는 여행을 가는 나라가 유럽이건 아시아건 미주건 크로와상을 꼭 먹어보는데 아직까지는 라오스와 오스트리스아의 크로와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갑자기 저녁이다. 이날 오전 오후의 사진이 없다. 


    이유는. 


    오전 10시에 셔틀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라 로카 빌리지 아울렛을 갔다. 


    누가 라 로카 빌리지 아울렛 좋다고 했나!! 


    일단 셔틀버스. 예약안하면 못 탄다. 내가 탄 버스에도 대략 10여명이 못 타고 돌아갔다. 버스 내부는 한국인와 중국인이 90%. 


    아울렛에 도착하니 이미 관광버스로 실어나른 중국, 한국 단체 여행객이 가득 차있다. 사람 진짜 많다. 


    물건을 찾는것도 보는 것도 입어보는 것도 힘들다. 


    선물을 조금 사고 캠퍼에서 신발을 산 정도였다. 참패다. 


    가격도 그리 싸지 않다. 살만한 제품은 이미 다 팔린 상태인 듯 했다. 2시 정도에 셔틀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돌아왔다. 


    울분을 삭히며 시내 쇼핑을 했다. 만만한 가격의 마시모두띠. 여긴 남자옷이 괜찮은 듯 하다. 


    가격 대비 품질 좋은 가죽 지갑과 가방을 살 수 있는 Uterque 등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했다. 


    마지막은 La Chitana 올리브오일을 살 수 있는 Oleoteca로 향했다. 여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때 사온 올리브오일을 주말 아침에 꺼내 빵에 발라먹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향이 진짜 향수같다. 



    올리브향에 취해 쇼핑을 하다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숙소 Sofia Hotel로 왔다. 



    여행을 다니며 꼭 한번은 그 도시의 좋은 호텔에서 잠을 잔다. 한국에서 언제 이렇게 돈을 써보겠는가. 


    여행이 행복한 이유 중 하나는 하루에 몇십만원의 돈을 몇만원처럼 쓰기 때문 아닌가. 하하. 


    나름 최고급 호텔로 뭐 하나 나무랄곳이 없는 호텔이었다. 


    호텔 창문에서 바라보면 FC바르셀로나의 메인 경기장 '캄프 누'가 보인다.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 근처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 La Botiga Pedralbes 맛은 평범했다. 



    쇼핑에 지치고 피곤한 몸을 달래주기 위해 메인 스테이크 하나와 타파스 여러개를 주문했다. 


    타파스라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엄청 배불렀다는. 






    바르셀로나에서 두번의 밤을 보내고 내일은 가우디 all-day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여기서 잠깐!


    사람들이 스페인 여행에서 꼭 마셔보라는 맥주가 있었다. 


    스페인 14년 연속 미슐랭 3스타에 빛나는 쉐프 페란 아드리아와 협업을 해 만들었다는 와인만큼 비싸고 맛있다는 Estrella Inedit Damm


    이것을 사려 2곳의 백화점과 슈퍼, 주류상점을 다 뒤졌으나 사지 못했다. 


    결국 스페인에서는 못 마셨다. 


    비슷한 류의 맥주만 마시며 도대체 어딜 가야 살 수 있는거냐며 분노의 검색을 했으나 결국 포기. 


    그런데 얼마전 집 근처 신세계 백화점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바로 이 맥주다. 병 가운데 노란색 별이 트레이드 마트인 Estrella Inedit Damm


    고민했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작은 맥주 한 병이 무려 9천 700원이다. 스페인에서 못 마셔본 것이 억울해 샀다. 그리 짧지 않은 내 생애 가장 비싼 맥주다. 


    맛있었다. 은은한 향의 가벼운 맥주다. 


    그래 이렇게라도 맛을 봤으니 된거라며 울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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