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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장으로 보는 바르셀로나 여행 part 2.
    놀멍 걸으멍/2018 스페인 2019. 2. 19. 20:42

    가우디의 날이 밝았다. 


    마이리얼트립에서 신청한 '그녀의 가우디 투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우디 투어 꼭 하시라. 


    현지 한국인 가이드투어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준 김희연 가이드님께 감사를 드리며 


    바르셀로나 part 2 시작한다. 



    시작은 가우디의 초기작 까사 비센스. 


    얼핏봐도 가우디스럽지 않은 이 건축물에서 가우디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까사 비센스에서 구엘공원. 까사 바트요와 까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이어지는 가우디를 따라가며


    피카소의 큐비즘처럼 현대미술의 발전을 건축물에서 보는 듯 했다. 


    노란 금잔화가 기억에 남는다. 



    다시 구엘공원. 


    대낮의 구엘공원에는 참 사람 많더라. 어제 새벽 잠시 왔던 것이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 


    하지만 여기서부터 가우디 투어를 찬양하기 시작했다는. 


    전날 새벽에 왔을 때도 이미 책으로 한번 보고 왔기에 나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엘공원 벤치에 앉아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의 근현대사부터 가우디와 지금의 바르셀로나까지 직관적으로 훓어주는데 머리에 그려지는거다.


    여행을 오기 전 바르셀로나에서 독립 시위가 있었다.  


    한국에서 뉴스로 보며 여행에 대한 안전만 걱정했지 그들이 왜 투쟁을 하는지에 관심이 없었는데 짧은 시간이나마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좋은 가이드이자 선생님이다. ha ha. 두번 추천한다. 



    건강과 의학을 상징하는 뱀머리 분수에서 비둘기가 목욕을 한다. 장수하겠구나. 왠지 건강해보인다.ha ha.



    다시 만난 퓨톤. 귀엽게 보여도 나름 성스러운 물의 신이다. 낮에 보니 화려한 녀석이었군. 반갑다.


    예전에는 물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요즘은 침을 흘리듯 나온다한다. 이게 더 귀엽긴 하다. 빙구미가 있다. 



    이 퓨톤을 만지면 바르셀로나에 다시 올 수 있다지. 


    사그리다 파밀리아가 완성되는 2026년 이후 다시 만나자꾸나. 



    기둥 위 천장 안은 빗물을 모아 기둥의 수로를 통해 지하 물탱크로 내려보내는 수도관이 있단다.



    진짜 신기했던 거. 아직도 이해불가. 


    아래 사진을 보라. 한쪽에서 기둥들을 바라보면 타일이 붙여진 하단부의 높이가 일정해보인다. 


    어느 위치에서 봐도 마찬가지. 원래는 원근으로 인해 높이가 달라보여야 하는데. 오. 대단하다. 


    계산된거라 한다. 가우디 천재 맞다. 



    구엘공원 뒷편 도로의 기둥들. 


    근처에 앉아 자연을 모티브로 한 가우디 건축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들을 수 있었다. 


    아까 현대미술을 보는 것 같다 했는데, 하나의 사물 혹은 하나의 정물에서 덜어내는 것을 반복하다 핵심만 남게 되는 통달의 지점으로 가는 과정 중 하나가 구엘공원이었다. 


    분양에는 참패했으나 많은 건축실험을 해볼 수 있었다한다. 



    이제 점심을 먹는다. 


    가우디 투어에서 점심을 먹는 시간을 기다렸다. 가이드가 꼭 먹어봐야 하는 바르셀로나의 음식을 주문해주기에. 하하. 


    가이드의 식당은 Cerveseria Catalana 꽤 괜찮은 평점의 로컬 식당이다. 


    식당규모가 큰 편으로, 가이드 투어 인원이 8~10명정도 되는데 이 인원이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식당 중 맛이 괜찮은 식당이라했다. 



    능숙하게 주문한 음식들. 하나하나 전부 맛있었다. 가이드는 좀 지겹단다. 하긴 매일 먹으니. 부럽다. 


    한치와 새우요리. 새우가 언제 우릴 배신했나. 맛있다. 특히 한치 몸통 속 아스파라거스의 식감이 잘 어울렸다. 



    이베리코 돼지고기와 함께 나온 고추튀김. 이전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적 있는 이 고추튀김, 정말 맛있다. 



    배반하지 않은 우리의 뽈뽀와 감자. 이 나라 감자 요리가 참 많고 맛있다.


    연예인 권혁수씨 때문에 엄청 유명해져버린 꿀대구. 맛은 괜찮다. 


    아마 전날인가 권혁수씨가 갔던 식당에 갔었는데 식당 안은 한국사람밖에 없었고 대기도 한시간이 넘을 것 같아 근처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때 꿀대구를 못 먹어본게 조금 아쉬웠는데 여기서 먹을 수 있었다. 


    가이드에 따르면 맛은 비슷하다고. 



    이 날 점심에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건 꿀대구도, 이베리코 돼지고기도, 뽈뽀도 아닌 구운 대파 깔소였다. 


    예전 어머니가 대파를 구워먹으면 그렇게 달달하다 했었는데 뭐 먹어봤어야 말이지. 


    보기에는 좀 그래도. 겉잎을 버리고 하얀 속만 깔소 소스에 찍어먹는데 정말 달다. 인공적인 달달함이 아닌 자연의 진한 달달함. 정말 맛있었다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꿀대구는 생각이 안나는데 이 깔소는 가끔씩 생각난다.



    점심을 먹고 가이드가 사준 커피를 마신 후 까사 밀라로 왔다. 까사 밀라 대각선에는 까사 바트요가 있다. 


    까사 밀라 앞에서 까사 바트요와 까사 밀라의 이야기를 듣는다. 


    카탈루냐의 공주가 용에 납치되었는데 성인(St) 조르디가 창으로 용을 찔러 죽인 후 공주를 구했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건축을 하였다고 한다.  


    카탈루냐 사람들이 애정하는 이 전설을 토대로 만든 까사 바트요는 분양 성공. 


    이 성공을 바탕으로 만든 까사 밀라는 온갖 조롱에 시달리며 건축주와 기나긴 소송을 하게 되었단다. 


    이때 스트레스로 더이상 사람을 위한 집을 짓지 않았다고. 


    (까사 밀라 안 가게들은 엄청난 임대료를 내고 있다한다. 그런데 그 안에 할머니가 한 분 사는데 임대료가 저렴했던 오래전부터 살아왔단다. 스페인 부동산법 상 매년 올릴 수 있는 임대료가 정해져 있어 지금도 아주 저렴한 월세를 내며 살 수 있다고. 현재 스페인 노인들의 주거복지는 최상이라 한다. 그래서 여가나 쇼핑 등에 돈을 쓸 수 있는 세대라 한다)


    바로 옆 건물의 바르셀로나의 유명한 초컬릿가게가 있는 아마트에르 빌딩이 있다. 다크 초콜릿이 맛난다. 



    까사 밀라에서 그라시아 거리를 따라 내려오며 건축과 쇼핑에 대해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가우디빠(?)였던 살바도르 달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까사 바트요가 현재 츄파춥스 소유인데 츄파춥스 로고가 달리의 작품이라고. 하하. 


    이제 가우디 투어의 마지막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가우디투어는 오후 5시정도에 끝난다. 


    5시 이후에 성당 내부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시간대가 성당 내부가 가장 아름다운 황금시간대라 한다. 스테인글라스로 들어오는 빛이 가장 황홀한 시간이라 한다. 


    과연 그러했다. 


    지하철역 이름도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요셉. 즉 예수님의 아버지를 위한 가족성당이다.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와 뒤로 딱! 돌아보면 탄생의 파사드 측면이 보인다. 




    성당을 만든 사람을 만나보자. 가우디씨!


    하지만 가우디의 얼굴 자료는 잘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니 반갑습니다. 가우디씨. 당신 덕분에 스페인을 다 와보다니. 


    카더라에 의하면 성당이 완공되면 가우디가 성인 추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한다. 


    과연 그럴만하다. 



    탄생의 파사드와 수난의 파사드를 둘러보며 가우디의 이 성당 건축이 다른 고딕식 성당과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세비야 대성당과 사진으로 비교해주니 더 실감난다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 선다. 아무 말이 안나온다. 그냥 입을 다물 수 없다. 부모님과 처댁의 부모님이 생각난다.  


    이 장면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반이 더 남았다. 


    부활, 즉 영광의 파사드가 남아있다. 영광의 파사드가 완성되면 지금 높이의 두배가 될 거라한다. 


    이 성당을 방문하는 입장료 수익만 가지고 완성이 된다니. 작은 돈이지만 나도 여기에 한 몫을 한 것이라 애정이 간다. 


    그리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로 들어온 순간. 



    프라하 성비투스 대성당, 비엔나의 성슈테판 대성당, 부다페스트의 성이슈트반 대성당부터 자잘자잘하게 아름답다는 작은 성당들까지 꽤 유명하다는 성당을 나름 자주 본 편이다.  


    그럼에도 여긴 다르다. 확실히 다르다. 


    뭐라 표현하는게 어려울 정도의 감정이 느껴진다. 경이로움과 설렘, 평온함이 뒤섞인. 



    탄생의 파사드 뒷편 수난의 파사드이다. 가우디가 죽고 그의 업을 이어받은 조셉 마리아 수비라츠가 건축한 파사드로 처음에는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한다. 난 좋았는데. 


    다시 들어온 성당 안. 



    성당 안에서 수난의 파사드로 나가는 철문에는 각 나라의 언어로 주기도문이 적혀있다. 


    한글로도 적혀있는데 누구의 글씨를 본 따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찾아봐도 안나온다. 


    아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길. 


    수많은 나라의 언어 중 일본어로 되어 있는 주기도문 구절도 있다. 


    여기서 퀴즈! 이 일본어 주기도문의 글씨체는 누구의 것일까? 


    나도 상상 못했다. 알라딘중고서점에서 꽤 오래전에 산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일본어 주기도문의 글씨체는 바로! 


    슬램덩크와 배가본드의 만화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글씨다. 대단하다. 


    엄청난 판매부수를 올린 슬램덩크보다 더 영광이지 않을까. 가문의 영광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듯.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감동을 끝으로 오늘의 일정은 마무리.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성당에 들어간 순간의 느낌이 반추된다. 


    바르셀로나가 왜 가우디의, 가우디에 의한, 가우디를 위한 도시인지, 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도시가 되었는지 증명되는 하루다.  



    감동의 하루를 보낸 다음 날. 


    오후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시간이 남았다. 


    조식을 먹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후 산책을 갔다. 


    정확히 1년 1개월전 2017년 11월부터 담배를 끊으며 헬스를 시작했는데 삶의 루틴이 되어버려 여행 중 운동을 못해 찌뿌둥함을 느끼던 중이었다. 


    역시 좋은 호텔은 좋다. 하하. 뭔말인지. 암튼. 


    산책이 목적지는 소피아 호텔에서 걸어서 10분거리의 Planeta. 


    스페인의 유명한 디자인 문구 업체로 마드리드에서 산 파울료 코엘료의 다이어리 또한 이 회사의 제품이다. 



    Planeta 건물이 유명한 이유는 사진처럼 건물 전체가 식물로 덮여있다. 


    겉모습은 괴랄해보이나 나름 미적인 디자인이 느껴질뿐만 아니라 식물이 건물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쾌적하게 조절해주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이 역시 무슨 건축상을 받은 작품이라 건축전공자들이 견학삼아 자주 들리는 곳이라 한다. 



    이제 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크푸르트로 간다. 다시 만나자 바르셀로나. 



    독일은 처음이다. 처음은 아니구나. 


    신혼여행 때 체코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던 야간기차 안에서 독일을 스쳐지나갔다. 하하. 


    프랑크푸르트공항과 연결된 힐튼 호텔에서 밤을 보낸 후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시내로 나섰다. 


    힐튼호텔은 soso. 이런 대형 체인호텔은 개성이 별로 없는 듯. 부득이한 경우에만 대형 체인호텔을 이용하는 편이다. 


    호텔 앞에 편의점이 있고 시내로 가는 기차역이 있어서 편리하긴 하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 작은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유로 타워로 간다. 다들 찍는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마인강을 따라 산책을 하며 아이제르너 다리로 향했다. 하. 이 동네 진짜 재미없는 동네다. 독일이라서 그런가. 


    날씨도 스페인보다 많이 춥다. 



    남산마냥 수많은 자물쇠가 달려있던 아이제르너 다리. 


    독일 사람들도 사랑의 확신을 책임질 유형의 물체가 필요한가보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사랑을 확인하고 이어가려는 노력이 눈물나누나.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 패스. 


    아이제르너 다리 중앙 현수막에 적혀있던 문구. 


    '성차별을 멈추고 존중하라' 뭐 이런 글이다. 


    철학과 사상의 나라 독일에서도 아직 이런 문구를 적어놔야 할 정도였구나. 여기도 이럴진데 우리나라는 어떨까. 


    페미니즘 지지하고 연대하며 동참한다. 



    뢰머광장으로 향한다. 휴일이라 괴테하우스도 문 닫혀있고, 대부분의 상점과 쇼핑센터가 모두 문을 닫았다.


    비까지 온다. 


    갈 수 있는 곳은 스타벅스 밖에 없었다. 어느 나라를 가던 비슷한 분위기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식당을 찾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레이오버를 한 유일한 이유. 바로 학센아니었나. 


    학센으로 유명한 식당 중 문이 열린 곳을 찾은 곳이 바로 Romer Pils Brunnen이다. 



    독일 맥주. 맛있다. 진짜 맛있다. 


    애플와인 맛있다. 누가 별로라 했나. 맛있다. 


    학센과 소세지 눈물나게 맛있었다. 



    프랑크소세지 쫀쫀해요 빠밤!이라는 노래가 괜히 나온게 아니었다.



    얼근하게 취한 채 뢰머광장으로 돌아와 광장을 한바퀴 걸으며 눈에 담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제 진짜 끝이구나. 


    이제 2019년이다. 19년은 19년의 여행이 남아있다. 


    가장 좋은 여행지는 다음에 갈 여행지라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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